최소 300등안에 들어야 하는 사법연수원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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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w School

최소 300등안에 들어야 하는 사법연수원 생활

by 끝장토익 토익과외 2015. 10.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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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s://lawschool.yonsei.ac.kr:44931/guidance/m_sub05_04_v.php?sid=18619&bConf=27&menuBid=&menuSid=&condition=&words=

 

판사, 검사, 5대로펌 변호사가 되기 위해서는 최소 300등안에 들어야 하는 사법연수원 생활..


사법시험 합격자 연 1,000여명 시대가 열린 지 5년. ‘사시 합격=판·검사’라는 등식은 사라진 지 오래다. 주변의 선망과 찬사를 즐길 여유는 없다. 300등내 임관이란 좁은 문을 뚫기 위한 무한경쟁만 있을 뿐.


Case (1)
사법연수생 1년차 이모씨(32). 보름 전인 지난 11일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자신의 아파트 10층에서 창문을 열고 뛰어내렸다. 2학기 시험을 한 주 앞두고서다. 고교 때는 "전국" 수석도 했던 그다.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4년 공부 끝에 모두가 선망하는 사법시험에 합격했지만 정작 마지막 관문에서 그는 손을 놓아버렸다.
“같은 내용을 대여섯번 읽어도 머릿속이 하얗게 되어 아무 것도 기억나지 않는다.” “땀이 나서 기록을 제대로 볼 수 없다.” 이씨가 평소 가족들에게 남긴 얘기다.
사법연수생들은 가슴에 최근 학업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하고 자살한 동기생을 추도하기 위해 검정 리본을 전부 달기도 했다.


Case (2)
장시간에 걸친 사법연수원 시험을 보는 도중 쓰러진 사법연수원생이 10여일동안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결국 숨졌다.
연수원 수료를 앞둔 이모씨(33·여)는 12일 7시간동안 계속된 형사변호사실무 과목 시험을 끝낸 직후 쓰러졌다. 이씨는 이달 이틀에 한번꼴로 5개 과목의 최종 시험을 치르던 중이었다.
이씨는 급히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뇌사상태에 빠졌고 산소호흡기로 생명을 유지해오다 24일 밤 사망했다.
사법연수원의 한 교수는 “연수원 성적이 졸업 후 진로는 물론 승진 등인사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연수원생들이 시험에 극도로 신경쓰고 있다”며 “이씨가 시험 스트레스 등으로 숨진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연수원 졸업시험은 최장 9시간동안 쉬지 않고 치러지는 데다 사시 합격생 수가 매년 최고 1000명까지 늘면서 경쟁이 치열해져 연수원생들은 시험기간에 긴장과 과로로 인한 스트레스에 시달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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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연수원은 전쟁터다. 사시 합격자 1,000명 시대를 맞으면서부터다. 일가 친척이나 친구들은 사시에 합격했다면 당연히 판·검사 되는 줄 알고 있다.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연수원 2년간의 성적에 따라 180등까지 판사, 300등까지 검사가 된다. 예전에는 임관이 안돼도 변호사로 개업하면 사회적 지위와 경제적 안정이 보장됐다. 요즘엔 ‘백수 변호사’가 흔한 풍경이다. 300위 안에 들기 위한 경쟁이 필사적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고3 수험생은 저리 가라다. 고3들은 그나마 친구들과 동병상련의 정이라도 나눈다. 연수원은 아니다. 바로 눈 앞의 동기생들에 앞서야 ‘벼슬’을 할 수 있다.


사법연수생은 아침 6~7시 기상, 오전 10시~오후 5시30분 수업, 저녁 식사후 도서관행이라는 꽉 짜여진 일과를 되풀이한다. 대부분이 새벽 2~3시까지 책상에 붙어 있다.


“사시는 예선이고 연수원이 본선”이란 자조는 결코 과장이 아니다. 중간에라도 끼기 위해서는 고시 공부할 때의 2~3배는 해야 한다. 연수생들은 ‘정상적으로 공부하면 하위권’ ‘열심히 하면 중위권’이라고 한다. 현재 연수원 2년차(36기) 1등은 여성. 그녀는 매일 새벽 5시까지 공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잠을 거의 안자는 셈이다. 1주일에 한번 일요일에 시체처럼 몰아서 잔다. 이렇게 독종, 별종처럼 해야 상위권에 낄 수 있다.


‘독종’들끼리의 경쟁은 더 치열하다. 검사보다는 판사, 지방보다는 서울에 가기 위해서다. 군미필 남자들은 군법무관을 갈지, 공익법무관을 갈지도 경쟁이다. 판·검사에 임용되려면 군법무관 출신이 한결 유리하기 때문이다.



학업 스트레스가 가장 심한 때는 1년차 1학기. 왕년에 전교 1등 안해본 적이 없고, 사시 합격을 이뤄냈다는 자부심에 꽉 차 있는 1,000명이 스타트라인에 함께 서 있는 때다. 비슷한 실력자들을 한 곳에 가둬놓고 경쟁을 시키기 때문에 스트레스는 한계에 다다른다.



1년차 박모씨(30·여)는 “1학기 평가가 끝나고 주임교수에게 ‘넌 왜 그렇게 처지느냐’는 얘길 들었다. 태어나서 처음 들어본 말이었다. 충격이 엄청났다”고 말했다. 그는 “남들 공부하는 시간에 나만 뒤처질까봐 불안해서 아프지도 못한다”고 했다.



아무래도 ‘만학도’보다는 ‘소년 등과생’, 남자보다는 나이 어린 여성들이 학습 적응에서 한참 앞서 나간다. ‘연수생 70%는 우울증 환자일 것’이라는 믿거나말거나식 얘기도 공공연하다.



연수생들의 경쟁 부담감은 가족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진다. 최근 상을 당한 한 연수생은 부친의 임종을 지키지 못했다. 가족들이 기말고사를 치르는 아들의 처지를 생각해 연락하지 않은 것이다. 그는 발인 전날에야 영정 앞에 회한의 절을 올릴 수 있었다.


고시촌 생활부터 경쟁에 시달려온 연수생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만성위염 같은 잔병을 앓고 있다. 비타민은 기본이고 몸에 좋다는 보약 한두 종류는 누구나 복용한다. 구 소련 KGB가 개발했다는 각성제가 잠을 쫓는데 효과가 있어 누구누구가 먹고 있다는 소문도 돈다. 회식은 기피대상 1호다. 한 자리에 앉아봤자 이런저런 핑계로 술을 안 마시는 동료가 있는데 나만 마시면 손해라는 인식 때문이다.


1년차 김모씨(27)는 “교수가 바뀔 때마다 자기 소개서를 쓰는데 ‘다시 태어나도 이 길을 가겠다’고 쓴 동료들을 보면 소름이 돋는다”고 말했다. 그는 “연수생 사이 우스갯소리 중 법조인에게 가장 중한 처벌은 ‘사법연수원 1년형에 처한다’는 말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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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연수원은 국내 유일의 법조인 양성기관이다. 사법시험 합격자를 교육시킨다. 대법원 산하조직으로 1971년 문을 열었다. 서울 서초동에서 2001년 말 일산으로 옮겨왔다.


사법연수원은 2년 과정으로 총 4학기로 운용된다. 3개 학기는 연수원 내에서 강의와 평가가 이뤄지고, 2년차 상반기(3번째 학기) 때에는 ‘검사 시보’ 등의 이름으로 법원, 검찰 등으로 실무수습을 나간다.


연수원에서는 원칙적으로 석차를 내지 않는다. 본인의 학점만 통보해 준다. 그러나 자신의 성적 위치를 알 수 있도록 연수생 성적을 100명 단위로 끊어서 200등은 평점이 몇 점, 500등은 얼마인지 게시판에 공고해준다. 내 성적이 3.5점인데 100등의 평점이 3.7, 200등이 3.3점이라면 나는 150등 정도이겠구나 하는 식이다.


연수생 숫자가 많다보니 연수원 생활은 반(班)·조(組) 위주로 운용된다. 한 반 60여명, 한 조에 20여명씩이다. 동료 연수생들 간 분위기는 1990년대와는 확연히 다르다고 한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다른 반은 말할 것도 없고 같은 반원과도 말 안하고 지내는 연수생이 속출할 정도다. 연수원 반 배정은 성적, 성별, 출신학교 등을 고려해 연수원측에서 정한다. 각 조별로 지도교수가 있다. 현직 중견 판·검사들이다.


연수원에는 기숙사가 있다. 정원은 400명이다. 연수생이 2,000여명이기 때문에 모두 다 기숙사에 들어갈 수는 없다. 가까운 일산에 집이 있거나 기혼자 중 일부를 제외하고는 연수생 대부분은 인근 오피스텔에 방을 구해 지낸다. 연수원은 ‘토털 아날로그 시스템’이다. 뭐든지 손으로 써야 한다. 숙제도, 리포트도, 필기도, 시험도 다 수(手)작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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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연수원 수료의 가장 큰 고비는 공포의 ‘8시간 시험’이다. 2학기(1년차 2번째 학기)와 4학기에 치러진다. 민사 판결문, 형사 판결문, 검찰 공소장 작성 시험 등이다. 과목당 8시간씩 본다.

시험은 얇은 책 한권 분량의 사건 기록을 나눠주면서 시작된다. 연수원 교수들이 만들어낸 가상의 사건이 시험 문제다. 사건은 복잡하기로 ‘악명’이 높다. 10여명의 등장인물이 얽히고 설켜 있다. 연수생들은 ‘신 시티’(sin city·온갖 추잡하고 끔찍한 사건들이 벌어지는 범죄 도시를 그린 소설·영화 제목)라고 부른다. 등장인물들에 대한 적용 죄목만 10가지를 훌쩍 넘는다.

올 초 연수원을 마친 서울중앙지법의 한 예비판사는 “기록을 다 읽는 데만 꼬박 3~4시간이 걸린다. 중간에 메모하고 8절지에 개요를 그려가며 사건을 정리한다. 아차 실수하면 엉뚱한 방향으로 가게 된다”고 말했다.

시험시간은 오전 10시~오후 6시. 식사 시간은 없다. 12시가 되면 연수원측에서 “건강을 위해 점심을 꼭 챙겨 먹으라”는 안내방송을 하지만 실천하는 사람은 없다. 아예 점심을 굶거나, 한 손으로 기록을 넘기며 미리 준비해온 연양갱·바나나·방울토마토·김밥 등을 집어 먹는다.

화장실을 가기 위한 별도 휴식시간도 없다. 한 번에 한 명씩, 교실에 걸린 화장실 열쇠를 들고 번갈아가며 다녀온다. 지정된 화장실 앞에는 공익근무요원이 지켜 서있다.

판결문은 손으로 직접 쓴다. 보통 A4용지 20~30페이지를 써야 한다. 채점은 감점 방식. 쉼표 하나, 마침표 하나 잘못 찍으면 점수가 깎인다. 판결문 양식에 얼마나 맞게 쓰느냐가 중요하다. 사건 개요가 복잡하고, 꼼꼼한 기록작성 능력이 요구되기 때문에 기억력 좋은 나이 어린 여성 연수생의 성적이 좋다. 시간 때문에 판결문을 완성하지 못한 사람들도 많다. 2학기 시험은 10일동안 진행된다. 8시간 시험 다음 날엔 좀 쉬운 시험을 보고, 그 다음날 다시 8시간 마라톤 시험을 보는 식이다.

4학기 시험의 경우 5과목을 하루 걸러 한 과목씩, 총 10일간에 걸쳐 실시된다. 성적 반영은 법원과 검찰이 조금 다르다. 법무부는 마지막 4학기 성적에 2배 가중치를 둔다. ‘8시간 시험’ 비중이 크기 때문에 연수생들의 심리적·육체적 부담은 만만치 않다. 한 예비판사는 “시험이 끝났을 때는 5㎏이 빠지고 거의 탈진 지경이었다”고 술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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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연수원 휴학생이 매년 늘어나고 있다. 사법시험 합격자 1,000명 시대를 연 2001년 20명이던 휴학생은 지난해 46명으로 급증했다.

휴학의 가장 큰 이유는 건강문제. 연수원 관계자는 “살인적인 학습량과 성적 스트레스로 병을 얻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연수생들은 공부 시간을 1년 벌기 위해 휴학한 것이 아니냐며 곱지 않은 시선이다. 모 사립 명문대학을 수석졸업한 한 여학생도 지난해 원하는 성적이 나오지 않자 휴학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적 끌어올리기를 위한 휴학을 막으려고 연수원측은 갖가지 묘수를 짜내고 있다. 한때 연수원은 복학생에게는 최고 성적을 B+로 제한했다. 판·검사 임관이 가능한 300등 이내 성적을 유지하려는 얌체 휴학을 막기 위해서다. 복학생들 시험은 별도로 채점하는 방식도 시도했다.

그래도 늘어나는 휴학생을 막지 못하자 연수원은 휴학을 하려면 ‘장기간 휴식’이 필요하다는 의사진단서를 제출토록 하고 휴학 이전에 치른 시험에는 재응시할 수 없도록 했다. 이 때문인지 올해는 휴학생이 10월 현재 28명으로 증가세가 조금 주춤해졌다.

아예 연수원 입학을 미루는 입학유예자도 속출하고 있다. 휴학 요건이 까다로워지면서 입학을 1년 미루고 충분한 준비시간을 갖기 위해서다. 입학유예자는 2003년 63명(6.95%)에서 2004년 83명(8.23%), 지난해 106명(10.59%)으로 갈수록 늘고 있다.

입학유예자는 대학을 갓 졸업했거나 대학 3~4학년 재학중 합격한 ‘소년 등과생’이 주종을 이룬다. 이들은 연수원에 먼저 들어간 고교·대학 선배·친구들을 통해 연수원 교육과정을 미리 귀띔받고 1년간 꾸준히 선행학습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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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연수원 운영의 철칙은 형평성이다. 수업 내용은 물론 진도도 16개반이 똑같다.

학기 초 시간표가 나오면 진도도 ‘○월 ○일 강의는 ○쪽까지’로 일괄 정해진다. 교수 16명이 돌아가면서 수업 준비를 한 뒤 수업 전 다같이 모여 수업내용을 조율한다.

연수원측은 예측가능한 모든 오해와 시비를 없애기 위해 뭐든지 ‘똑같이’ 하고 있다. 연수생들이 1~2점 차를 놓고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온게 ‘질문중지기간’이다. 시험 전 2주일가량은 모든 강의에서 교수들에게 일절 질문을 할 수 없다. 어느 교수가 시험문제를 출제했는지 알게 되면 그 교수에게 질문이 집중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교수가 답변하는 과정에서 다른 반에서는 하지 않았던 말을 하게 되면 그 반 학생들만 시험에 유리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시험문제가 출제된 뒤 이뤄지는 마지막 강의는 아예 화상으로 이뤄진다. 교수 1명이 화상중계시스템이 설치된 교실에 들어가 수업을 진행하면 나머지 15개반에 동시 중계되는 방식이다.

드물지만 형평성 시비로 재시험이 치러지는 경우도 왕왕 있다. 지난해 ‘수사절차론’ 과목에선 어느 반에서 감독 교수가 ‘오픈북 테스트’로 잘못 알고 법전을 나눠 준 게 화근이 됐다. 연수원장이 사과문을 내고 담당교수가 사과한 끝에 결국 재시험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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