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v.media.daum.net/v/20180104180000861?rcmd=rn
[단독] 재수·삼수해도 변호사합격 절반..로스쿨도 '변시학원' 전락
행정·형사·상사법실무 등 시험 출제과목만 '북적'..기초소양과목은 폐강 위기
25개 로스쿨 특성화 유명무실..사실상 변시낭인만 양산
◆ 기로에 선 로스쿨 (上) ◆
지난해 2학기 서울대 로스쿨에 개설된 전공과목 '국제 비즈니스 협상'. 이 과목은 10명 정원에 수강생이 단 3명에 불과했다. 자칫하면 폐강될 위기였다. 이 과목을 맡은 고학수 서울대 교수는 4일 매일경제와 통화하면서 "변호사가 됐을 때 협상 능력이 뛰어날수록 활용도가 높다는 점에서 협상론은 로스쿨 취지에 굉장히 부합하는 과목이지만 변호사시험과 동떨어진 과목이라는 이유로 외면받고 있다"며 "지도하는 교수 입장에서 학생 3명을 두고 강의하려니 김이 빠지는 게 사실"이라고 씁쓸해했다.
로스쿨 학생들이 절반 이하로 낮아진 변호사시험(변시) 합격률 탓에 시험 과목 공부에만 목을 매면서 로스쿨이 '변시 입시학원'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사실상 '양질'의 법조인을 양성하기 위한 로스쿨의 기능이 그만큼 황폐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매일경제가 서울대 로스쿨에서 지난해 2학기 개설한 전공 교과목 수강 내역을 확인한 결과 변시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행정법실무연습' '형사법실무연습' 등 실습 과목은 정원(150명)을 거의 채운 반면 '법학고전강독' '여성주의 판례연구' 등 기본소양 교과목은 정원의 10~20%를 간신히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스쿨생들은 점차 낮아지는 변시 합격률에 학사과정의 대부분을 변시에 '올인'하고 있다. 다양한 전공지식과 전문 분야 지식을 갖춘 법조인을 양성하고 '고시 낭인(浪人)' 누적으로 인한 인력 낭비를 해소하기 위해 도입된 로스쿨이 되레 '변시 낭인'을 양산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혹시나 떨어질까 불안해진 로스쿨생들은 최근 온갖 사교육에 의존하면서 학비에 더해 사교육비까지 쓰고 있다. 학생들의 비용 부담이 높아지면서 "역시 돈 없으면 로스쿨은 못 다닌다"는 얘기가 더 많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2012년 첫 변시 합격률은 87.3%였지만 작년 치러진 6회 변시에선 51.4%로 떨어졌다. 올해부턴 합격률이 50%를 밑돌 전망이다.
실제로 변시 낭인들은 사법시험 준비생들이 사라진 신림동 고시촌의 빈자리를 채우고 있다. 고시촌은 이제 변시촌으로 변모했다. 기자들이 둘러본 변시촌의 'H법학원' 'P법학원' 등 과거 유명 사법시험 학원은 방학을 맞아 변시를 준비하는 로스쿨 학생들로 북적이는 모습이었다. 특히 탈락 경험이 있는 재시·삼시생들을 대상으로 한 '스파르타식 커리큘럼'이 눈에 띄었다. '70분 자습 15분 휴식' '스마트폰 금지' '스터디 필수' 등 기존 기숙형 대입(大入) 재수학원 시스템을 모방한 8개월 코스 강좌 수강료는 350만원이나 된다. 지난해 변시에 낙방해 올겨울 학원 강의를 수강 중인 조 모씨(29)는 "1년에 800만원에 달하는 로스쿨 등록금으로 부모님 등골이 휘었는데 또다시 학원에 큰돈을 쓰기 망설여졌다"면서도 "변시는 한 번 떨어지면 계속 떨어진다는 속설이 있어 학생들 대부분은 어쩔 수 없이 학원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등록금은 계속 오르는데 장학금은 줄고 사교육 부담까지 커지면서 여전히 돈 많은 집 자식들만 진학할 수 있다는 '신(新)음서제' '금수저' 논란은 식을 줄을 모른다. 로스쿨의 등록금 총액 대비 장학금 지급률은 2015년 평균 38.4%에서 2016년 36.9%로 떨어졌다. 반면 로스쿨생들 가운데 학자금 대출을 받는 학생들의 비중은 2009년 도입 당시 13.4%에서 2017년 33.4%로 상승했다.
로스쿨에 객원 교수 및 면접위원으로 참여했던 한 변호사는 "로스쿨을 통해 다양한 전
문성을 가진 변호사들을 양성해 법률 서비스가 필요한 사회 곳곳에 배출시키겠다는 애초의 취지를 달성하려면 로스쿨이 이대로 가서는 절대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측은 "변시 합격률이 너무 낮아지면서 각종 폐해들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라며 "의대처럼 졸업하면 자격증은 받을 수 있게 하고, 대신 시장에 나가서 능력 여하에 따라 평가받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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