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파선이 된 24개 로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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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w School

난파선이 된 24개 로스쿨

by 끝장토익 토익과외 2024. 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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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s://www.lawtimes.co.kr/opinion/194594

 

난파선이 된 24개 로스쿨

  지난 2학기 로스쿨 1학년 강의를 하면서 심한 절망감에 빠졌다. 수강생 60% 정도가 다른 로스쿨에 가고 싶어서 반수 중이었고 급기야 전국 로스쿨 최종 합격자 1차 발표가 나자마자 10명 정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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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포럼
난파선이 된 24개 로스쿨
이창현 교수 (한국외대 로스쿨)
2024-01-04 07:35
로스쿨에 입학하여
법학공부에 전념할 수 있게
획기적인 대책 세워야

 


지난 2학기 로스쿨 1학년 강의를 하면서 심한 절망감에 빠졌다. 수강생 60% 정도가 다른 로스쿨에 가고 싶어서 반수 중이었고 급기야 전국 로스쿨 최종 합격자 1차 발표가 나자마자 10명 정도가 강의에 나오지 않았다. 이는 필자가 재직 중인 로스쿨만이 아니라 서울대를 제외한 나머지 로스쿨의 적나라한 모습일 것이다. 

 

지난해에 로스쿨 재학생들 중에 얼마나 반수를 했는지를 알 수 없으나 2019년 로스쿨 입학생의 2020년 리트(LEET) 응시율이 전국 평균 32.3%이며, 어느 로스쿨은 거의 80%였다. 당시 한국외대가 16% 정도였던 것을 고려하면 지난해는 반수가 더 많았을 것으로 충분히 짐작된다. 앞으로 서울대부터 줄 세워진 서열에 따라 연쇄적으로 2월말까지 8차, 9차 등 추가합격자 발표가 이어지면서 줄지어 로스쿨을 갈아타는 진풍경이 펼쳐질 것이다. 그러다보니 A대 로스쿨이 B대 로스쿨 신입생을 가장 많이 배출했다는 기막힌 얘기도 들린다.

 

이런 원인은 모두가 알고 있다. 철저한 학벌사회의 피라미드형 서열구조에서 한 칸이라도 더 올라서고 싶은 간절한 심정이며, 대형로펌 취직에 아무래도 유리하고, 경찰 출신을 제외하고는 로스쿨생들이 사회경험이 거의 없이 대학을 마치고 곧바로 로스쿨에 진학하다보니 연령이 대부분 낮고, 이미 경험했던 리트시험이며 추가적으로 많은 공부가 필요하지 않는데다 1학기 기말시험 후에 1개월 정도나 여유가 있어서 리트응시가 매우 편리하다는 등의 이유이다.

 

가장 중요한 로스쿨 1학년 생활이 반수를 겸해서 엉거주춤하게 생활하다 보니 법학공부나 재학 중인 로스쿨에 대한 애착도 별로 없으며, 새롭게 로스쿨로 진학하려는 후배들의 앞길만 가로막고 있는 형편이다. 점점 리트 응시자가 늘어나면서 로스쿨에서의 법학공부보다 로스쿨 진학을 위한 리트공부기간이 더 길고 절실해진 너무나 비정상적인 상황이 계속 되고 있다.

 

최근 국가인권위원회는 로스쿨 신입생의 경우 군복무 외 출산을 이유로 첫 학기에 휴학을 할 수 없게 한 규정을 차별행위로 판단해 학칙개정을 권고했다고 한다. 위 규정은 원래 신입생이 다른 로스쿨에 응시하는 것을 막기 위해 만든 것이지만 위와 같은 반수 실태를 보면 규정의 효용성은 전혀 거두지 못하고 괜히 출산율 확대에 방해만 된 꼴이다.

 

해결방안은 없는가. 먼저 정확한 현황부터 파악해야 한다. 사회에 뿌리 깊은 학벌폐해를 당장 바로 잡을 수는 없겠지만 법조계에서라도 이를 좀 허물어줄 수는 없을까. 제발 대형로펌에서 로스쿨을 차별하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 좋은 인재를 쉽게 찾기보다는 정성껏 키워줄 수는 없을까. 솔직히 로스쿨 1학년생들 중에 변호사시험 합격을 걱정하는 경우는 거의 보지 못했으며 상급학년이 되어서 허겁지겁 요약서나 보면서 제대로 시험준비를 하지 않고도 대부분 변시에 합격하는 것을 보면서 로스쿨 입학정원과 변시 합격률에 대해서도 재고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로스쿨에 입학하여 법학공부에 전념할 수 있도록 이전에 재학생은 사법시험에 응시할 수 없었던 것과 같이 리트시험에 응시하지 못하도록 하는 획기적인 대책이라도 있어야 한다. 도대체 언제까지 난파선이 된 로스쿨을 그냥 방치할 것인가.



이창현 교수 (한국외대 로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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